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오늘 보고 왔다.
기본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에 극 빙하기가 찾아오고 전 인류와 모든 생명체는
멸종을 맞이한다. 그중 일부만이 살아남아 전세계를 운행하는 설국열차에 탑승하여 열차라는
작은 울타리 속에서 살아 가게 된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계급 사회가 형성이 되는데
상류층일 수록 앞쪽 엔진칸쪽, 하류층일 수록 뒤쪽 꼬리칸쪽에서 생활을 한다.
심해져가는 통제와 핍박 속에서 꼬리칸의 리더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혁명을 계획 한다.
이제 부터는 영화의 줄거리와 함께 나의 생각을 글로 적어 보겠다. 스포가 포함 되어 있다.
때를 기다리던 커티스 일행의 반란이 시작 됨과 함께 설국열차라는 영화의
엔진에도 시동이 걸리게 된다.
커티스 반란군은 앞으로 전진하며 앞칸의 군대와 끊임 마찰 한다.
무기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한칸 한칸 앞으로 나아 가며 단백질 프로틴의 생성 과정이나
앞칸의 인간들이 대조적인 생활 모습 등을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 깊다.
전 인류와 생명체가 멸망하고 남은 열차라는 작은 사회에서도 계급과 차별이 존재한다.
그렇게 한칸 한칸 나아가며 할말을 잃는 커티스의 표정과 모습에서는 좌절과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순조롭게 진행 되는 듯한 반란과정 중 위기가 찾아 오는데
열차 중간에서 벌어진 전투이다. 긴 터널을 지나면서 열차 안은 암흑으로 변하고
도끼와 적외선 렌즈로 중무장한 앞쪽칸 군대에 의해 꼬리칸 사람들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무참히 죽어 나가며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치 소 돼지를 잡는걸 보는듯 즐기는
메이슨(틸다 스윈튼)은 한없이 냉소적이고 잔인한 무력을 보여주었다.
* 하지만 횟불로 반격을 시도하는데 이러한 모습이나 앞쪽 칸으로 전진할 수록
달라지는 환경들은 인류의 발달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네이버 리뷰어의 글을 보았다.
이처럼 봉준호 감독은 열차 안에서 인류의 모습, 대립, 힘없는 계층의 무력함과 그들의 반란 등을
디테일하게 표현 하였다. 특히 영화의 긴장의 선을 끊기지 않고 팽팽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한
OST가 너무나 좋았다. 역시 영화는 OST가 좋아야해..
의지 했고, 존경했으며 살리고 싶어했던, 함께 살고싶었던 동료들의 목숨이
바람앞 촛불 처럼 허무하게 꺼져가는 것을 보면서 절망하고 분노하는 커티스의
내면 연기도 괜찮았다. 그리고 한번씩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냉각제 같은 역할을 하며
중심으 잡았던 송강호와 고아성의 연기도 빛이 났는데 외국인 배우 사이에서 한국 말로 연기하는
모습이 자랑 스럽기도 했고,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관록있고
여유 있는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한글 자막 속에 나오는 한국 대사의 조화 때문인지
조금씩 영화의 맥이 끊기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영화 전반에는 크고 작은 반전들이 존재 한다. 송강호의 목적이라 던가. 누군가의 정체라던가.
그러한 부분들도 영화를 지루 하지 않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 한다.
(특히 바퀴벌레 요리되는 장면이 인상 깊다.)
윌포드와의 대면에서 알게되는 진실로 인해 허탈감에 빠진 커티스가
독재를 되물림 하지 않고 자신의 손을 희생하여 아이를 구해 내는 모습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 들이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행동을 보여 주는데 이것이
영화 최고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 한다.
고립된 장소에서 생존해 나가기 위해 소수의 사람들이 작은 사회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정치, 대립 등의
갈등을 표현하는 소재는 기존에도 많았다.
유명한 파리 대왕이라는 영화도 있고
일본 애니메이션 무한의 리바이어스라는 작품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과연 앞쪽 엔진칸 사람들의 생활은 어떤 모습일지.
그곳 에선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지. 끌려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지.
주인공 커티스 일행이 과연 엔진칸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지.
등 크고 작은 많은 의문들을 만들며 영화 내내 긴장의 끈을 아슬 아슬 유지해 냈고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송강호, 고아성 등의 배우 들의 연기력과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 시켜주는 OST 그리고 상상력을 현실로 훌륭히 구현한
CG등의 조화가 영화를 탄탄하게 구성했다.
영화의 엔딩이 허무하게 다가 올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 동양인 소녀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세상을 위해 목숨 바친
어른들에 의해 구해진 흑인 소년이 살아 남아
새로운 인류의 희망으로써 세상을 살아 나가려는
유치하고 뻔하디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메시지를 용기 있게 전달하며
영화를 마무리한 봉준호 감독에게 그리고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끝으로.
영화 중간 중간 연출의 의미를 되짚어 보면
메이슨을 인질로 수갑을 채워 끌고 가는데도 보고서 별 반응이 없고
다시 자신들의 할일만 하는 앞칸의 사람들의 모습은 아마도
사회와 국가, 정치, 통치라는 틀 안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마치 기계의 부속 품인양
자신의 역할만을 반복해 하는 중산층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 한 것 같다.
그들은 당장 자신들에게 해가 되지 않고, 하류층 사람들을 보며 안심 하며
개혁을 꿈꾸지 않는다 틀안에 갖혀서 상류층을 위해 희생만 할뿐.
그리고 어린 아이들에게꼬리칸 사람들의 행동을 어리석은 행동으로 비하하며
독재자 윌포드와 열차의 엔진을 신성시 교육 하는 모습에
역사 왜곡에 의해 왜곡된 생각과 인식을 갖는 일본의 학생들이나 북한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우려도 있었지만 이렇게 괜찮은 영화를 보게 되어 뿌듯하고 가슴이 설렌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기분인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의해 작성된 리뷰는
여기서 끝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