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여행, 극기, 도전.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르는 단어들이다.

그래서 그러한 주제가 나타나는 영화, 음악, 책, 다큐는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한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가 근래에 기억에 남는 영화이다.

예고편과 줄거리를 보고 개봉일만을 기다렸던 영화 '와일드' 를 새벽 심야 영화로 보고 왔다.

인기 기대작이 아니어서 인가? 내가 사는 곳에는 상영관이 롯데시네마 한곳뿐 이었다.(그마저도

가장 작은 스크린관이며 상영 시간대도 얼마 없다.)

심야 여서 그랬는지 몰라도 100명이 채 들어갈 수 없어 보이는 상영관에 관객은 10여명 정도 였다. 덕분에

방해 받지 않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주인공 셰릴(맞나?)은 어려서부터 알콜 중독자 아버지가 엄마에게 폭력과 폭설을 일삼는걸 보고 자랐으며

넉넉치 못한 형편으로 살아 왔다. 어두워 보이는 삶에서 버팀목이 되어주고 세상의 중심이 되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녀는 좌절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며 지낸다. 그러다 무언가를 계기로 PCT 하이킹을

떠나게 되는데.. 90일간의 힘든 여정 속에서 지난 인생을 되돌아보고, 움켜 쥐던 미련과 아픈 기억들을 털어 

버리며 삶의 목표를 찾아 간다.

아름 다운 영상미와 주인공 셰릴이 여정을 통해 자기 성찰 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니, 나도 하이킹을 떠나고 싶다

는 욕망이 영화 보는 내내 밀려왔다.


영화는 월터의 여행기처럼 가볍고 유쾌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지만 굳이 표현 하자면 무거운 영화

로 분류 하고 싶다. 그만큼 주인공이 안고 있는 과거의 아픈 상처와 후회들을 여정 곳곳에서 교차 하며 표현해

주고 있다. 관객이 단순히 순간의 희망과 감동에 젖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에 모습에 자신을 투영해보고 조금더

현실적이고 진지하게 나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영화다.

무언가 자극적이고 강렬한 감동이나 희망적이고 신나는 모험기를 기대하는 분들은 실망 할 수도 있다. 셰릴은

조금씩 조금씩 90여일을 전진한다. 발톱이 빠지기도, 위기에 처하기도. 그러다가 뜻밖의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셰릴은 생각한다. 내가 날 용서 했다면? 내가 후회 했다면?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반복할 것이다.

내 과거의 행동들이 날 여기로 이끈 거라면?

내가 이 영화에 몰입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던 것은, 주인공과 비슷한 경험과 처지도 있지만, 주인공이

성찰 과정중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내가 한번쯤 던져보며 생각해본 것들과 상당히 닮았기 때문이다.

지난 일에 대한 후회와 절망 그리고 생각처럼 풀리지 않던 일들이 결국 내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지혜를 준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못이 되느니 망치가 되겠다. 달팽이가 되느니 참새가 되겠다. 길이 되느니 숲이 되겠다." 셰릴은 선택의 기로에서 이 말을 항상 되뇌며 자신의 여행을 개척해 나갔다.   


마지막에 셰릴은 말한다.

"흘러 가게 둔 인생은 얼마나 야생적인가. 더욱 가까이서 보고 더욱 가까이서 나의 인생을 느껴라"





셰릴의 엄마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니가 최고가 되는 순간을 찾아라. 그리고 그 순간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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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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